지난 이집트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개막한 이후 기후 변화에 대한 인터넷 검색량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거짓 정보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거짓 정보 중 가장 흔한 5가지를 살펴본다.
기후 변화가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관련된 음모론을 접하고 이에 동조하면서 나름대로 상황을 파악하려고 할 수도 있다.
이에 지구 온난화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어느 비밀 조직의 정교한 속임수라고 믿거나, 아니면 어떤 세력이 돈을 벌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심지어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기 위한 사악한 음모로 볼지도 모른다.
그러한 이러한 주장엔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실제 상황이며,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는 데 과학자 중 압도적인 다수인 99%가 동의한다고 한다.
또한 UN의 기후 전문가들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1850년 이후 섭씨 약 1.1도 상승했다.
그 결과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자주 목격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생명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IPCC 보고서는 "인간의 영향으로 대기, 해양, 육지가 온난화한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영국남극조사단'의 엘라 길버트 박사 또한 "기후 변화는 현재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올해 발생한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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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드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배출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물론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부국이 인간 사회가 지금껏 배출한 온실가스 대부분에 책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에선 기후 변화는 "서구의 문제"로 치부하는 이들이 많다. 기후 변화는 자신들이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자신들의 일상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는 국경이 없다. 최근 파키스탄에서 지구 온난화가 그 원인인 듯한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하는 등 이미 기후 변화는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는 무엇보다도 기후 변화에 대비할 자원이 부족하기에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게 된다.
독일 본 대학의 리사 쉬퍼 박사는 "기후 변화는 세계적인 문제"라면서 산업화 정도가 더딘 국가, 소득이 가장 저조한 국가들은 "(기후 변화의) 수동적인 희생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변화의 주체"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후 정상 회담과 같은 자리에서 저소득 국가가 자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COP27에서도 기후 정의는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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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이집트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개막한 이후 기후 변화에 대한 인터넷 검색량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거짓 정보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끊임없이 추위가 찾아오는 국가의 국민에겐 더 따뜻해진 지구가 언뜻 괜찮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러시아의 기후가 더 따뜻해지면 사람들이 "모피 코트에 돈을 덜 쓸 수 있고 곡물 수확량도 늘어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러시아 SNS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공유되고 있다.
문제는 기후 변화로 인한 그 어떠한 부수적인 이득도 전 지구적으로 입는 피해 규모에 비하면 보잘것없다는 것이다.
IPCC는 지구 평균 기온이 금세기 말까지 섭씨 1.5도 상승할 경우 기후 변화로 인한 전 세계적 피해 규모가 54조달러(약 7경원, 2도 상승할 경우 69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중동 지역의 농지가 사막으로 변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 섬 국가들이 사라지며, 몇몇 아프리카 국가는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등 암울한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다.
물론 러시아와 같은 추운 나라에서도 작년 시베리아 전역을 덮쳤던 산불처럼,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빈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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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신속하게 조처하지 않는 한 해수면이 2100년 말까지 2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바다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온실가스 열의 90%를 흡수해왔다.
그 결과 빙하처럼 육지에 있는 얼음이 녹기 시작했으며,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물은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 팽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종종 SNS에서 사람들이 "조수간만의 차"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조롱하곤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보단 훨씬 복잡하다.
밀물과 썰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적으론 균형을 이루게 되는, 작은 변화일 뿐이다. 그런데 불과 100년 만에 지구 해수면은 이미 160~210mm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켄 라이스 물리학 교수는 "이는 20세기 초보다 훨씬 바닷물이 팽창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팽창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육안으로 거의 알아채기 힘든 변화일 수도 있지만 이미 우리는 이로 인한 영향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해수면이 높아진다는 소리는 해안 침식이 가속화된다는 의미이며, 홍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신속하게 조처하지 않는 한 해수면이 2100년 말까지 2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말 이렇게 되면 현재 해안 지역, 특히 아시아 지역에 사는 수백만 명은 삶의 터전이 물바다가 되거나 아예 물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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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주민들이 홍수로 불어난 물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라거나 "적색경보" 상황이라는 등 기후 변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불안감에 잠식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에 이젠 기후 변화를 바로잡기엔 너무 늦었으며,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더 늦게 행동에 나설수록 인류 멸종 등의 재앙적 결과가 실현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뿐이다.
기후는 이미 변하고 있고, 이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은 앞으로 수백 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소식도 있다. 기후 과학자들 덕에 우리는 이제 이 전례 없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기에 COP27과 같은 기후 정상회담이 중요하다. 각국 정치인이 모여서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 계획을 논의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가 차이를 만든다"는 게 길버트 박사의 설명이다.
행동할 기회의 시간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젠 그 기회를 잡아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