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MAXAR TECHNOLO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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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로든 인간의 흔적이 남지 않은 곳은 지구에 거의 없다. 남극 대륙(남극 대륙에도 인류가 흔적을 남겼다)을 제외한 육지의 약 95%에서 현재 인간 활동의 흔적이 나타난다. 최근에 나온 한 분석에 따르면, 그 중 약 16%는 원래의 모습에서 크게 변형됐다고 한다.
산림벌채와 농업이 지구 생태계를 바꾸는 동안, 도시 개발과 대규모 토목 공사, 광산 프로젝트는 지구의 경관을 재편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오염은 거의 전 지구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구의 변화는 2023년 한 해 동안 좋든 나쁘든 가속화됐다. 올해 인류가 지구 표면을 변화시킨 사례중 가장 극적인 것들을 정리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남중국해에 있는 피어슨 리프는 스프래틀리 군도(남중국해 남쪽에 있는 섬들로 영토 분쟁 지역이다) 속 100개가 넘는 암초와 모래로 덮인 산호초 중 작은 규모 환상산호도(가운데 해수가 있는 고리 모양 산호섬)에 불과했다(아래 이미지는 2021년 모습).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이 섬을 점령한 베트남은 2021년 말 대대적인 확장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준설과 매립을 통해 베트남은 이 섬에 땅 66ha(헥타르)를 추가하고 산호초 한가운데에 보호 항구를 만들었다. 이 모습은 2023년 8월에 촬영된 위성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어슨 섬 개발은 베트남이 2021년부터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진행중인 여러 토지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과 필리핀, 대만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곳이다. 이 지역의 해양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3년에 스프래틀리 제도의 5개 섬 전초기지에 토지 133ha를 추가로 조성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년 동안 남중국해에서 섬 건설로 인해 2150ha의 산호초가 파괴됐는데, 그 대부분을 새로 만든 섬에 공군 기지를 포함한 여러 군사 기지를 건설한 중국이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전기차 및 배터리로 구동하는 장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최근 몇 년새 리튬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향후 몇 년 안에 리튬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따라 새로운 광산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후후이주의 카우차리-올라로즈 프로젝트도 이러한 배경에서 올해 채굴을 시작한 광산들 중 하나다.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곳 위성 사진을 보면 밝은 녹색의 증발 연못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남미 염전의 소금을 소금물로 만든 다음, 증발시켜 리튬을 농축하는 방식으로 리튬을 추출한다.
미얀마 동부 샨 산맥에 있는 인레 호수는 농업 방식이 바뀌면서 수면 형태도 달라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호수는 호숫가에 사는 마을 주민들과 다리로 노를 젓는 어부들이 만든 수상 정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토마토 수경재배가 대규모로 증가하면서 호수의 표면적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안데스 산맥 해발 약 4400m 고지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있다. 이곳은 2023년에 운영을 확장한 케브라다 블랑카 노천 구리 광산이다. 이 광산을 운영하는 회사는 이곳에서 연간 30만 톤의 구리를 생산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2023년 6월 6일 이른 아침 일어난 연쇄 폭발로 카호우카 댐에 금이 갔고, 댐에 저장된 물이 드니프로 강으로 밀려들었다. 이후 며칠간 하류에 엄청난 홍수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가 고의로 댐을 폭파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댐이 물을 가두지 못하자 댐이 있는 상류와 하류의 풍경은 몇 달새 완전히 달라졌다.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던 운하가 여름 동안 말라버렸고, 주변 농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농작물에 물을 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폭발이 있기 전 카호우카 저수지 수위는 최근 몇년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댐이 파괴된 후 거의 말라 버렸다. 유엔 환경 계획 평가에 따르면 이 피해는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환경 재앙”이다. 그 자체로 완전히 기능하던 생태계였던 저수지가 파괴됐고, 물이 쓸려가 일어난 하류의 홍수는 자연 서식지와 식물 군락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유엔 환경 계획은 댐 붕괴로 인한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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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알 다프라’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사막에서 2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 35km 떨어진 사막 한 구역이 단일 부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했다. 400만 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이 하늘을 향해 있는 알 다프라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약 2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2023년 9월, 에티오피아는 청나일강에 건설한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에 물을 성공적으로 채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소식에 하류 국가들은 분노했다. 이집트는 에티오피아가 물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티오피아가 전력 생산에 사용하고자 하는 이 댐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이웃 국가의 물 공급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사막을 가로질러 거대한 흉터처럼 뻗은 이 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해안의 거대한 영토, 네옴씨티에 건설 중인 170km 길이의 도시 ‘더 라인’의 기반 시설 중 일부다. 가얄과 라스 알 셰이크 알 하미드 사이를 잇는 도로의 한쪽 끝에서 건설이 한창 진행중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도시를 “미래의 청사진”이 될 첨단 생태 도시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계획된 도시가 과연 친환경적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